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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가성비 횟감 가숭어 (aka. 밀치, 참숭어)의 재발견

by 피오나니 2023. 1. 14.

숭어는 우리 주위에서 굉장히 흔한 횟감이지만, 별 인기가 없는 횟감이기도 하다. 때문에 가격도 저렴해서 국민 횟감인 광어, 우럭보다는 싸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숭어가 인기가 없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숭어 특유의 흙내가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서해에서 잡히는 가숭어의 경우 갯벌의 유기물을 섭취하는데, 이런 녀석들은 기름냄새, 흙냄새가 섞인 불쾌한 냄새가 회에 섞여 있고, 한번 좋지 않은 경험을 한 소비자들은 다시는 숭어를 찾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겨울, 양식, 가숭어의 조건이 더해지면 어느 고급 횟감 못지않으니, 오늘은 숭어를 재발견해보자.

 

1. 숭어의 종류

 

우리가 흔히 접하는 숭어는 종류가 크게 두 가지다. 그냥 '숭어'와 '가숭어'. 

표준명 '숭어'는 보리숭어, 개숭어라고도 불리는데, 대양을 회유하는 종이고, 까만 눈이 특징이다. 이 녀석은 봄이 제철이다.

표준명 '가숭어'는 참숭어, 밀치라고도 불리고, 주로 연안에 서식한다. 강과 바다를 오가는 종이라서, 종종 한강에도 출몰한다. 이 녀석은 노란 눈이 특징이고, 겨울이 제철이다.

표준명 숭어. 눈이 까맣다.
표준명 숭어. 눈이 까맣다.

 

표준명 가숭어
표준명 가숭어. 노란 눈이 특징이다.

2. 겨울 횟감으로서 가숭어의 가치

 

사실 겨울은 거의 모든 해산물의 제철이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두터운 지방을 몸에 축적하기 때문. 방어가 겨울 횟감으로 유명하지만, 가숭어 역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겨울 횟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맛이다. 연안에서 잡히는 자연산이 아닌, 양식 가숭어는 사료를 먹고 자라, 특유의 흙내가 전혀 없다. 몸에는 지방을 가득 채워서 고소한 감칠맛이 고급 횟감들 못지않다. 이 정도라면 평범한 횟감일 수 있는데, 겨울 가숭어의 가장 큰 미덕은 특유의 서걱 거리는 식감이다. 흔히 접하는 흰 살 생선들의 무른 식감도 나쁘진 않은데, 겨울 가숭어는 살이 꽤나 단단해서, 조금 과장하면 치아가 들어가는 게 느껴진달까. 매우 기분 좋은 식감이 기름진 살맛과 어우러져, 혹자는 겨울 가숭어가 고급 횟감의 대명사인 돌돔에 버금가는 맛을 낸다고도 얘기한다.

 

두 번째는 그 맛에 비해 너무나도 저렴한 가격. 앞서 얘기했듯 숭어류는 '숭어'와 '가숭어' 구분 없이 인기가 없기 때문에, 제철에도 저렴하다. 노량진 수산시장 새벽 경매장에서는 입하량에 따라 킬로그램당 1만 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흔하고, 소매점에서도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또, 이 녀석은 체형 자체가 대가리가 매우 작고, 몸통이 가로로 통통한, 소위 '빵'이 좋은 체형이라, 수율이 좋다. 회가 많이 나온단 얘기.

 

제철 겨울 가숭어
제철 가숭어. 귀여운것 같기도 하고...
겨울 가숭어 회
겨울 가숭어 회. 회 표면에서 번들번들한 기름기가 느껴진다.

맛있고, 저렴하니 먹지 않을 이유가 없다. 편견을 조금만 걷어내면 가성비 횟감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미 오래전에 유명했던, 묘하게 맘이 편안해지는 숭어 배달 카톡 밈으로 마무리

 

https://www.fmkorea.com/3534259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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