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대형 전동화 SUV인 EV9이 오늘 3월 29일 월드 프리미어를 갖고 공식적으로 공개되었다. EV9은 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첫 준대형 SUV이자, 3열을 갖추고 SUV 형상을 한 첫 번째 국산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그간 공개 되었던 현대차 그룹의 아이오닉 5, EV6가 다소 애매한 CUV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면, EV9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 SUV의 형태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또한, 기아 입장에서는 형제 회사인 현대차의 아이오닉 7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욕심도 있을 것이므로, 아마 사활을 걸고 준비했을 매우 매우 중요한 차량일 것이다.
1. 디자인
먼저 외관 디자인은 같은 E-GMP 기반인 EV6 보다는, 최근 출시된 스포티지 쪽과 디자인 언어를 공유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최근의 일본 차들과 유사한 느낌도 있는데, 디자인은 개인 취향의 영역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으나, 썩 매력적인 디자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아이오닉 5의 디자인이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미래 지향적으로 훌륭했다고 생각하는데, EV9의 디자인은 다소 밋밋하달까. 그래도, 이 정도면 크게 빠지는 디자인은 아니라고 본다.
실내 디자인은 12.3인 디지털 클러스터 및 인포테인먼트,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한데 묶은 와이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전면부에 배치하고, EV6 대비 한결 깔끔해지고, 고급스러운 대시보드를 구성했다. 아이오닉5로 대표되는 현대의 전기차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발랄하긴 하지만, 고급스러운 맛은 떨어지는데 반해, 기아의 실내는 좀 더 기존 내연차의 실내와 이질감이 덜하고 중후한 느낌이 있다.
그 외, 특이한 점으로는 270도 회전하는 스위블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게 어떤 이점이 있을 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2. 제원
EV9의 크기는 전장 4,930mm, 전폭 2,055mm, 전고 1,790mm, 휠베이스 3,100mm. 전기차 전용 플랫폼답게 전장대비 여유 있는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참고로, 체감상 비슷한 크기로 여겨지는 모델들의 크기가 아래와 같다.
팰리세이드: 전장 4,995mm, 전폭 1,975mm, 전고 1,750mm, 휠베이스 2,900mm
BMW X5: 전장 4,920mm, 전폭 1,970mm, 전고 1,740mm, 휠베이스 2,975mm
따라서, 매우 여유있는 실내 공간이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엄청나게 큰 차로 인식하고 있는 에스컬레이드의 휠베이스가 3,075mm이니, EV9의 실내 공간이 얼마나 광활할지 조금은 예측이 된다. 다만, 제원에서 보듯 전폭이 매우 넓어서 주차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제일 중요한 주행거리는 아직 공식 발표가 되지 않았으나, 롱레인지 기준 500Km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EV6의 롱레인지 주행거리가 475Km였으니, 상징적 의미에서라도 제원상 주행거리 500Km는 맞추지 않을까 한다. 이 경우, 일상 영역에서는 거의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수입 브랜드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출력은 후륜 모터 모델 (RWD) 기준 150kW(200 마력), 사륜 모델 (AWD) 기준 283kW (378 마력)의 성능을 갖는다. 이는 일반형 모델 기준이고, EV9은 추후 고성능 모델인 GT 모델과 준 고성능 모델인 GT-Line 트림도 운영할 예정인데, EV6의 경우를 고려해 볼 때, GT 모델은 600 마력, GT-Line은 450 마력 이상의 출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3. 가격 및 출시 일정
가장 중요한 가격은, 금일 기아차에서 보조금 수혜를 받을 수 있게 가격 책정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현재 전기차 보조금 기준으로, 5,700만원 미만은 최대 680만 원의 보조금을 100% 수령, 8,500만 원 미만은 50% 수령인데, 8,500만 원 미만으로 맞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륜 모델 기준 8,500 만원 근처, 후륜 모델 기준 7,000 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출시가 된다면, 경쟁력 있는 가격일 것이다. 브랜드로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성능면에서는 EV9보다 나을게 없는 벤츠 EQS SUV 가격은 1억 5천만 원이 넘는다. 사전 예약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최초 출고는 6월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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