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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흔치 않은 어탕국수 - 합정 지리산 어탕국수

by 피오나니 2022. 11. 7.

어탕국수, 어죽 계열의 음식은 따지고 보면 민물매운탕의 변형된 형태이다. 민물 매운탕에 국수를 넣으면 어죽이고, 밥을 넣고 팔팔 끓이면 어죽이다. 지역마다, 업장마다 약간의 재료나 조리법은 다를지언정 그러하다. 재료는 민물 잡고기를 쓰는데, 이 말인즉슨 들어가는 어종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마도 피라미처럼 흔한 물고기가 가장 많이 들어갈 거고, 좀 더 재료에 자부심을 갖는 곳은 동자개 (빠가사리)를 쓰는 곳도 있을 것이고, 기억은 안 나지만 어떤 곳은 미꾸라지를 쓴다는데, 이 경우 추어탕과도 구분이 모호해지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추어탕은 된장 베이스이고, 어탕국수, 어죽은 고추장이 베이스이다.

 

그렇지만, 이 어탕국수, 어죽은 추어탕보다 더 대중적인 메뉴가 아니라서, 서울 시내에선 전문으로 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고, 파주나 양평, 가평 등 강을 끼고 있는 근교로 나가야 겨우 전문점을 볼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년 시절의 추억에 기인하는데, 어린 시절 시골에서 천렵을 하고, 매운탕을 끓여 먹었던 기억이 매우 아름답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물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빼고 보면, 이 민물 매운탕을 기본으로 하는 음식은 감칠맛의 집합체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뭐라 특정할 순 없지만, 바닷고기와는 다른 민물고기만의 진한 감칠맛이 있고, 뼈와 살을 갈아 넣은 어탕국수나 어죽은 실제로는 그것이 나트륨 덩어리라 하더라도, 먹는 순간만큼은 그 진한 맛 때문에 몸 보신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다.

 

이곳 지리산 어탕국수는 예전에 어느 유명한 맛집 블로그에서 후기를 본 기억이 있는데, 근처에 갈 일이 있어서 평일 조금 늦은 점심에 찾게 되었다. 예상은 했지만, 가게는 나이 지긋한 남자 손님들로 가득하다. 나이가 들 수록 이런 음식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대표 메뉴인 어탕국수를 주문하고, 한 2,3분 있으니, 음식이 나온다. 음... 이곳의 어탕국수는 일단, 우거지를 넣는 스타일이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깻잎을 넣는 쪽이 민물고기의 시원한 맛을 배가시킨다고 생각한다. 우거지를 넣으면 아무래도 구수한 쪽이 더 도드라지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추어탕 쪽과 비슷한 맛이 되었다. 그래도 맛은 나쁘지 않았고, 국수는 다 건져 먹었으나, 다른 손님들처럼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지는 않았다. 국물을 남기는 손님이 흔치 않기 때문인지, 사장님께서 오셔서 밥을 더 주시겠다고 하는데, 사양했다. 최근에 먹었던 곳 중에는 파주 심학산의 청산어죽이 가장 내 취향에는 맞았던 것 같다. 

합정동 지리산 어탕국수
우거지를 넣고 끓이는 스타일이다.

https://place.map.kakao.com/15766477

 

지리산어탕국수

서울 마포구 양화로3길 23 (합정동 387-10)

place.map.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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